

성별: 무성
나이: 10세
키/몸무게: 73cm / 마른 편
종족: 페어리
(운영진의 인장 지원입니다.)



외관 |
구불구불한 머리카락이 얼굴 일부를 가리며 목덜미에서 살랑였습니다. 힘없이 축 늘어지는 보라색 단발머리 위로 매일 아침 새로이 피어나는 꽃을 엮은 화관을 올렸습니다. 날카롭게 올라간 눈초리와 삐죽빼죽한 짜증이 한껏 담긴 검은 자위의 금안, 잔뜩 찌푸려진 미간. 접근이 달갑지 않다는 기운을 풀풀 풍깁니다. 작은 입 또한 앙 다물고 있습니다. 채도가 낮고 밝은 하늘색 피부 탓인지, 원래 그런 것인지 소량의 음울함이 주변을 맴돌고 있습니다. 가는 목에는 검은색의 띠를 매었습니다. 지급받은 교복은 치맛단을 길게 늘려 다리를 덮었으며 항상 케이프를 둘러 틈만 나면 후드를 눌러 썼습니다. 케이프 아래 가려진 날개는 얇상하고 긴 편입니다. 전반적으로 불투명하며 많은 날개맥이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윗날개가 아랫날개 보다 컸으나 얼핏 보기엔 거기서 거기인 크기입니다.
물고기자리의 수호천사 |
시르마의 증표는 등허리, 오른쪽 견갑골 바로 아랫부분에 위치해 있습니다. 혼자서는 결코 볼 수 없었습니다. 시르마가 어릴 적, 지금처럼 가시를 두르지 않았을 때에 친구들과 함께 목욕하며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그 때처럼 함께 목욕하는 일은 없습니다. 시르마 혼자 몸을 씻으며 물에 비춰볼 따름입니다. 감옥의 특성을 가진 물고기 자리의 수호천사를 두었습니다. 음성은 단 한 번도 들은 적이 없습니다.
길 잃은 페어리들의 마을, 메네 |
메네의 페어리들은 본래 남쪽의 초원의 허리에 살던 이들입니다. 하지만 남쪽의 밤이 흑마법사들의 대표적인 거주구가 되고, 더불어 생긴 변이동물들이 종종 침범하면서. 위험을 피해 새로운 호수를 찾아 이동한 것이 이 곳, '메네'입니다. 누스에게 바쳐진 중앙의 남동쪽 상단에 위치한 숲. 달이 밝은 날, 그 빛을 받아 호수에서 태어나는 페어리. 원래 살던 곳에서 밀려나고도 '메네'라 이름 붙일 정신머리가 남아있던 모양이라고, 시르마는 생각했습니다. 필시 어떤 동족의 '인간들은 사는 곳에 이름을 붙인대!'라는 말에 시작되었을 겁니다. 근방의 '메나에'에서 따온 것이겠지요. 페어리는 즐거움을 사랑하는 종족이므로, 다른 동족도 순순히 동조했을 겁니다. 더 신나지 않으면 다행일까요? 그 곳에는 수는 아주 적지만, 북쪽에서 내려온 페어리들이 존재하기도 합니다. 당연하게도 오래된 페어리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알음알음 알려진 '메네'였으므로, 루케루카 학당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올 수 있었습니다.
이야기 수집가 |
신생이나 다름없는 마을, 즐거움에 심취해 아는 것 없는 동족. 시르마는 질리고 말았습니다. 루케루카 학당에서 사람이 찾아왔을 때,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승낙한 것은 그런 이유였겠지요. 다른 그런 시르마도 동족, 또는 다른 이들을 반길 때가 있었습니다. 이야기를 풀어놓을 때. 예, 지식을 가지고 왔을 때입니다. 짧고, 길고. 허황되고, 사실되고. 어느 것이든 상관없었습니다. 탐욕적이게 이야기를 끌어모았습니다. 잊지 않도록 땅에 써내리기도 수 번입니다. 그렇다면 이야기가 없을 때는? 시르마는 지식을 알기 위해 움직였습니다. 숲을 떠돌며 풀을 뜯어보고, 동물에게서 도망치고, 많은 것을 연습했습니다. 이쯤되면 시르마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학당에 입학한 후 어디에 머물지도요. 아, 왜 이야기를 모으는가, 그건 바로 자신에게 '지식을 가두는 것'이 시르마의 즐거움이기 때문입니다. 그에겐 목표가 있거든요.